.今.生.有.約./→ 雜感

불필요한 휴대기기의 부품들.

우리팬 2009. 2. 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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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휴대기기가 넘처나는 세상이 왔다. 꽤나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삐삐'라는 물건을 사용했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집밖을 나가있음에도 불구하고 따로 연락을 받을 수 있는, 호출을 받을 수 있는... 정확하게는 누군가가 나를 찾고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라는 것만으로 엄청 신기해 했었다. '삐삐삐~' 소리가 나면 일단 공중전화를 찾아야 했고, 뭐 또 이래저래 돌아다니다가 음성메세지를 확인도 하고... 조그나만 물건이 건전지만 갈아주면 꽤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새 삐삐를 구입하더라도 얘네들 밥은 건전지다. 그러니 별다른 추가 제품이나, 관리도 필요없었다. 밧데리만 갈아주면 끝.

또 나름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물건이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일 것이다. 찍히면 낙장불입이기에 그 사진 한장을 찍는 찰나에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집중력을 발휘하여 순간의 미학을 기대해야 했고, 또 다 찍은 필름 한통 들고 룰루랄라 현상을 하기 위해 사진관을 찾아가 사진이 나올 때까지의 기대감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현상이 좀 귀찮고, 또 돈이 들었지만 요넘도 단지 AA 밧데리만 갈아주고, 지나가다 필름만 한통 사는 것으로 모든 관리나 사용이 가능했다.

요즘은 핸드폰이다. 핸드폰이 '전화' 역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일정관리도 할 수 있고, 알람시계도 되고, DMB 시청도 가능하며, TXT 화일만 넣으면 책도 읽을 수 있다. 또 핸드폰 안의 메모리를 이용해서 usb 저장도구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헐... 근데 요넘은 또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못하는게 없는 만능기계 요즈음의 '핸드폰'은 정말 우리 일상생활에 빠질 수 없는 물건이 되었고, 여러 기능들을 하나의 물건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이제는 신주단지 모시듯... 한상 밧데리를 확인해야하거나, 심지어 손에서 뗄 수 없는 물건이 되었단 말이다. (돌아다니다보면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다니는 사람들, 혹은 짬짬이 액정화면을 확인하는 사람들 보면 그리 달가운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핸드폰 액정화면 보는게 버릇인 지인이 있다면 잔소리도 서슴치 않는다.-_-v)

핸드폰에 카메가라 갈려있긴 하지만, 그래도 디카의 질은 따를 수가 없다. SD 메모리에 찍힌 디카 사진들은 이제 어디든 다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에 옮겨서 열람/편집/전송이 가능하며, 바로 사진관으로 찾아가 종이사진으로 출력할 수 있다. 아,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이 도래했단 말인가. 이제는 더이상 공중전화를 소재로 하는 애절한 연애이야기를 그린 대중가요도 나오지 않고, 또 디카로 찍고 바로 확인하면 되니, 생각치도 않게 내가 이상하거나 못나게 나온 사진을 보며 '사진 없애라~'라며 협박할 일도 없게 되었지만... 확실히 추억어린 기억보다는, 편리함에 좀 더 점수를 주게되는건 인지상정인 듯 싶다.

문제는 말이다, 이러 휴대기기들에게는 더이상 AA 건전지가 필요치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따로 AA 건전지를 구입하는 것도 심히 귀찮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전기나 개별 충전지를 휴대하거나, 또 분실했을 때의 불편함은 이로 말할 수가 없다. 게다가 무슨 법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표준으로 사용했던 아답터들이 변형(?)되면서 겪는 호환의 불편함, 또... 각 회사마다 내놓는 자기네들만의 부품에 대한 의존성 때문에, 나름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더란 말이다. 예를 든다면...


나는 07년 가을에 LG 휴대폰을 하나 구입을 했는데, 3G니 뭐니 하면서 새로나온거라길래 룰루랄라 집에 가서 개봉을 했다. 살 때는 그리 주의깊게 보지 못했는데, 뭔가 쪼매난 물건이 하나 더 있더라고. 일명 연결 젠더라고 하는 넘인데, 이거 처음 사용해볼 때부터 '잃어버리기 딱 좋은 크기네.'라고 생각했는데, 두개에서 시작한 요넘이 하나는 분실하고, 하나는 망가져 버렸다.-_-+ (접촉불량이기도 했고.) 고로, 여차 싶어 결국 서비스 센터에 가서 구입을 했는데... 헐~ 이 쪼매난게 개당 3,000원이래.-_-;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면 안사고 말겠지만, 이거 원 울며겨자 먹기 식으로 살 수 밖에 없었으니... 휴대폰 충전이 아니라, 항상 밧데리만 충전시켜서 넣고 빼는게 귀찮게 되고, 또 PC와 데이터 전송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걸 사용함으로써 뭔가 좋은 점이 있다면야 모르겠지만, 이거 사용자의 편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물건이다.


06년 겨울에 큰맘먹고 디카를 구입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것이 워낙 구형이었고, 또 뭔가 새출발의 의미도 가지고 싶었기에 하나 장만했는데, 생각치도 않게 소니 디카를 사게 되었다. (샀다라기보단 받았다라고 해야할까?-_-;) 하여간 난생 처음 소니제품을 사용하는 기대감도 잠시, 이거 메모리가 항상 보던 SD메모리가 아니네? 뭐꼬... 싶었더니 업계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메모리 스틱 듀오'라고 하는 넘이란다. 이게 SD보다 좋나? 더 빠른가? 글쎄다... 2년 넘게 사용해오고 있지만, 전송시의 속도에 대해선 별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뭐, 데탑에 usb 연결을 사용하면 되니, 굳이 메모리를 뺐다 꽂았다 안해도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서야 제품안에 들어있던 메모리 스틱 듀어 아답터의 실체를 알게 되니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더라고. 요넘은 기존에 소니 디카안에 있는 업계에서 유일한 메모리 스틱 듀어를 끼워 SD 메모리와 호환하게 하는 넘인데... 메모리카드 리더기, 혹은 노트북 본체에 달린 리더기에 바로 꽂을 수 있게해서 사진 전송시 굳이 usb 연결잭이 없어도 되는 편리함 점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아답터라는 넘이다. 이 넘도 딱 잃어버리기 좋은 크기와 얇기로 되어 있다.-_- 이 것도 잃어버리면 또 지갑을 열어야 하겠지비.

내가 사용하는 물건 중에는 이 정도 뿐이겠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 중에 사용자의 편의에 의해서가 아닌,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부로 생겨난 물건들이 있을 법한데, 공통된 점은 역시나... '추가 구입'의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믿음(?)을 주고있는 유명기업들이 더욱 그렇다. 잃어버리기 쉽게 작거나, 혹은 부서지기 쉽게 약하거나.-_-+ 여러 전자제품들 중에서, '추가 부품' 구입의 악명은 소니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니 디카 밧데리 가격만 보면 참으로 눈물이 나지비.-_-; 예전에 혹시나 하고 호환용 밧데리를 구입했었는데, 지금은 구입할려고 해도 살 수가 없는 형편. (뭔가 법적인 조치가 취해졌겠지. 중국가면 있을라나?-_-;)

하여간... 휴대용 물건들이 많아짐에 따라 우리 생활은 편리하게 되었을진 모르나, 그 속에서도 어쩌면 소비자들도 모르게 회사의 상술에 알면서도 살 수 밖에 없는 물건들에 목을 메달아야 하니... 특별한 장점이나 특이사항이 없다면 어지간하면 호환용을 바란다는건, 소비자들의 이기적인 생각일까나. 이런 생각이 꼭 돈 때문일까나... -_-; (휴대용 물건들은 뭔가 문제가 생기면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괜히 든 생각인데, 서울대학교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고, 서울대학교에서 만든 안경으로 봐야한다는건 웃긴 일이지 않은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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