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세상은 변한다. 고로, 사람도 변한다?

우리팬 2009. 11. 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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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런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세상이 돌고 돈다고 해서 사람까지 돌아버리면 안된다, 라는 말. 그렇다, 세상이 변한다고 해서 꼭 사람까지 변해야 하는 법은 없다. 그러나, 사람은 환경보다는 나약한 존재인 법,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의해 조금씩 조금씩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할만큼 조금씩, 점차적으로, 꾸준히 변하고 있다. 언제 확인할 수 있는가, 아마 몇년 정도 인연이 닿지 않다가 오래간만에 해후를 한 사람의 눈에는 필히 보일 것이다. 자기 자신이 어느 정도로, 얼마만큼 변했고, 변해버렸는지.

오늘 새벽에 근 7,8년만에 해후를 한 넘이 있다. 내가 연락을 할려니 일본에 있었고, 그 넘이 나에게 연락을 하려니 나는 중국에 있었다. 이제 둘 다 한국에 돌아왔건만, 우째우째 만날 껀덕지도 생기지 않았고, 거리상으로도 분명 쉬운 거리는 아니었다. 뭐, 그렇지. '어디선가 제몫하며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지.'라는 관심 아닌 관심을 무관심화 하며 그럭저럭 지내왔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전화가, 별다른 용건없이 안부를 물어보는건 괜찮은데, 아니 안부만 물어본다면 반길지도 모르는데... "언제 함 봅시다."라고 마무리 짓는 전화이다. 경험상 그 '언제'라는 시기가 '언젠가'가 되어버린 경우가 허다했고, 또 성격상 그 '언제가'까지를 기다릴만한 인내심이 없다. 마침 주말이었던지라 토요일이나 내가 올라갈려고 했는데, 말을 하다보니 바로 '당장'이 되어버렸다.

새벽 고속도로, 위험천만이라고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시 운전하기 쉬운 널널함도 있다. 그 널널함이 안일함으로 되어버리기 때문에 위험할 지도 모르겠다. 달리고 달려 예상보다 3,40여분 일찍 도착했건만, 이 넘은 나보다 성격이 더 급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핸펀이 진동으로 되어있었던 것이었고, (운전 中에 가급적 전화는 자제-_- 블루투스 사려다가 결제 실패로. ㅠㅠ) 그나마 일찍 도착했건만 왜이리 늦게왔냐고 뭐라한다. 분명 출발전에는 "과속하지 마십셔~"라고 했던 넘이.

자리를 잡았고, 간단하게 한잔했다. 겉모습으로는 분명 이 넘도 변한 것은 없을 법한데, 내가 보기에는 이 넘도 사는게 그닥 좋은 것 같진 않았다. 자리 잡고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될꺼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음 했건만, 햐... 요넘 술 약하다.-_-+ 기억났다. 01년에 뱃부에서도, 그리고 그 얼마후 한국에서도... 이 넘은 술이 약했다.-_-;;; 집에까지 데려다주고, 서식하고 있는 거주지 구경도 하고, 왠 죽도를 선물삼아-_- 받아들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그 돌아오는 동안에 한동안 잊고 살았던 예전의 일들이 하나둘씩 생각났다. 예전의 일들이 생각이 나니까, 예전의 사람들도 생각이 났다. 그로써 끝이다. 그 사람들이 지금 잘 사는지, 어떻게 사는지는 더이상 중요치 않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분명 내가 알고있었던 사람들이 아닐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은 변하다. 고로, 그 사람들은 내가 알고지냈던,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어지간하면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아니, 원래 원 모습이, 내가 하고싶은대로 보여주고 싶은 그대로 하는 행동이 사실 사람을 대할 때 더 편하다.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솔직하게 얘기를 하며, 절대 남을 띄워주지도 아니한다. 그래서 생긴 오해들이 많았다. 미움도 받았다. 언젠가 어떤 후배넘은 "형님한테 칭찬 한번 받는게 소원입니더."라고 했다.-_-; 칭찬을 해주지 않아서인가, 항상 이래라, 저래라라는 식으로 몰아부친 탓일까, 연락두절이다.-_-; 가끔 나는 이런 생각해보단다. 나 역시 조금 삐딱하고 안일하게 살아갈 당시에, 누구 하나라도 모진 소리 좀 해줬으면, 욕이라도 해줬으면 지금보다는 조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 이기적일 수 있지만,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소리보다는, 좀 더 객관적인 얘기를 꺼내드는 것이다.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도 변한다. 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변한 것이 있다면 변해버린 사람들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가치관뿐이다. 한결같이 산다는게... 얼마나 힘든 세상인가.


대구가... 이제는 가깝더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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