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방지역은 비가 참~ 자주 온다. 南京/上海가 있는 동쪽이든... 长沙/株洲가 있는 중부지역이든... 이게 长江/湘江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하여간 실제 살아본 경험으로 자주 오는 비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부터는 외출을 나가거나, 혹은 약속장소에 갈 때 일기예보부터 확인을 하고 우산을 미리 챙긴 경우가 많았다. 일기예보가 맞지않았다면 뭐, 1회용 우산? 요즘은 뭐라고 부르지? 비닐우산? 급하게 사서 쓰는 임시우산, 사실 어디 제품이든 그래도 품질이 괜찮아서 장기간 쓰기도 하제. 대신, 잃어버려도 부담이 없는ㅎ
지난 1월 어느날 하루... 오전에 湖南의 省都인 长沙에 은행업무를 보러 갔었는데, (湖南省 유일의 신한은행) 대중교통을 통해서 가기엔 거리가 꽤나 되어서 일찌감치 출발을 했고, 도시간 경전철? 타고, 지하철 타고 10여 정거장... 그리고 걸어서 1㎞ 넘는 거리를 도보로 움직여서 겨우 도착을 했다. 어느 쇼핑몰+사무동이 함께 있는 고층 빌딩, 고층에 위치해 있는데, 아무래도 湖南省 자체에 상주하는 한국인 수가 적다보니 한적허이~ 대기도 할 필요없이 바로 업무를 보고 철수, 너무나 오래간만에 들린 长沙였던지라 그냥 돌아가기 뭐해서 쇼핑몰 구경 좀 하고, 小米대리점에서 보조배터리 하나 사고, 또 점심 끼니도 처음보는 중국식 덮밥집에서 해결하고 株洲로 돌아오니 또 저녁약속이 잡힌... 잠시 쉴새도 없이 움직인 강행군의 날이었다. 정리를 하자면,
株洲 - 大丰站 轻轨 - 先锋站 - 지하철 10여 정거장 - 도보 1㎞ - 신한은행 - 쇼핑몰 - 점심
도보 1㎞ 지하철 10여 정거장 - 先锋站 - 大丰站 - 株洲 - 저녁약속 (식당이름 기억이-_-)
나이 때문인지-_- 이런 당일치기 일정 정도야 쉽게 소화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침부터 움직인 것도 있고, 저녁 약속에선 또 50여도짜리 二锅头를 마셔대서 그런지, 저녁모임이 파하고 긴장이 확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바로 추억(!)의 장소, 贺家臭豆腐 가게였다. 山东 淄博에 사시는 우리 周老板이 무려 8년? 9년전에 소개를 시켜준... (자기집 근처라-_-+) 동네 단골집을 만들어놓으면 좋은 것이, 특별한 일이 없고서야 폐업을 하거나 혹은 장사가 너무 잘되어서 이전하는 경우가 잘 없는 것 같더라고. 이 가게도 내가 8,9년전에 처음 찾았으니까, 정말 오래하는 곳임에는 틀림없제. 여긴 뭐, 사실 가게라고 하기에도 좀 민망한 말그대로 천막 하나 쳐놓고? 게다가 깔끔하게 보이지도 않는 곳이지만, 워낙에 포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아직 굳건히 자기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중. 우리 가족이 여기 저녁 8시 정도에 도착을 했는데, 와... 딱 한테이블 말고는 이미 만석.ㅠ
적지않은 사람들이 중국의 취두부(臭豆腐)에 대해서 그리 좋은 인상을 가지진 않는데, 나 역시도 台湾 야시장에서 처음 냄새를 맡았을 때 그러했고, 호기심에 한번 먹어보고도 질겁을 했던... 입으로 느끼는 맛보다도 코로 맡는 그 냄새가-_- 참기 힘들었거니와, 그 이후에도 여러 지역에서 여러 형태의 臭豆腐를 접하면서도 그런갑다~ 한 먹거리였지, 단 한번도 먹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한 음식은 아니었는데... 여기 贺家臭豆腐라는 곳에서 뭐랄까,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여기 臭豆腐는 먹고나서도 다시 생각이 나는, 그런 곳이다. 2020년 어느 여름날에는 너무 먹고싶어서 야밤에 딸아이 재워놓고 와이프랑 둘이서 일탈-_- 한 3,40분 앉아서 후다닥 먹고/마시고 귀가한 적도 있을 정도. (물론 홈캠을 통해 딸아이의 수면상태는 실시간 확인 중, 단 엄청난 죄책감을 가져야만 했제.ㅎ)
저녁으로 이미 배가 찬 상태였기 때문에, 딱~ 1인분만 시켰다. 지난 5년간 그래도 종종 생각났던 넘이라 사실 이 사진 하나 달랑 찍고나서 바로 먹고/마신다고 정신이 없었제.-_-v 지금 사진으로보니 뭥미? 싶다.-_- 호감가는 인상은 아니지 않은가.ㅋ 이 집은 양념을 따로 만들어 줘서 찍먹으로 먹어야 한다. 부먹으로 해버리면 뭐, 알다싶이 臭豆腐의 바삭함은 사라져버리니... 여기는 식어도 그 바삭함이 오래가고, 또 다들 꺼려하는 그 냄새...가 거의 없다.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냄새에 민감한 나에게 있어서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거의 없다~ 정도. 당연하지만 먹고나서 입에서도 냄새는 없다.ㅎ 여기엔 臭豆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박하향이 나는 국물의 소고기 전골? 같은 메뉴도 있긴한데... 이건 정말 나랑 안 맞더라고.
참으로 조촐한~ 한상인데, 이 동네에선 간단하게 맥주 한잔하고 귀가하기엔 이만한 메뉴나 장소가 없는 것 같다. 아, 찍어먹을 양념은 자기가 만드는 것은 아닌지라, 香菜(고수)에 거부감이 있다면, 필히~ 빼달라고 해야한다. 맥주는 여전히 燕京啤酒만 있는 듯. 株洲 식당에서 燕京啤酒가 자주 보이는 것도 아닌데, 이 집은 왜 몇년간 이 맥주만 고집을 하는지.ㅋ 株洲에선 여전히, 아직도 哈啤, 哈尔滨啤酒가 대세인 듯 싶더라만. 사실 이번 중국행에서 맥주를 만신 적이 몇번 되지않아서-_- 객관적이진 않다.ㅎ 가족들도 그렇고 나도 그랬지만 다들 배가 부른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기분만 내고 왔는데, 아래와 같은 비오는 날의 중국 3급도시 어느 동네 모습을 보니... 괜한 청승에 맥주 한병 더 시키면서 남은 臭豆腐를 마무리 할 수 있었지비.
다음번 株洲 방문때도 이 가게만큼은 그대로이길 고대하면서... 이번 5년만의 방문에서 가장 놀랬던 점은 적지않은 가게들이 폐업이 되어있었고, 많은 새로운 브랜드들이 눈에 보였고... 특히나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내가 제일 좋아했던 湖南 煲仔饭 가게가 사라져버렸다능...ㅠ 개인적으로 '단골 맛집'이라는 곳은 남이 만들어 주는 곳이 아니라, 나의 추억/상황/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생각하기에... 广东이 본고장인 煲仔饭인데도 불구하고 가장 좋아했던 곳이 가까운 곳도 아닌 株洲 河西 美的广场 3층에 있는... 거기(!) 거기! 였는데... 햐~ 长沙에서 점심으로 먹었던 덮밥집 브랜드 가게로 바껴버렸더라고.ㅠ
주말에 부산도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비사진을 보니 이 야밤에 맥주가 급(!) 땡기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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