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세상에는 푼돈으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팬 2007. 2. 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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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한부에 5角 한다. (우리돈 65원) 몇부를 팔아야 저렇게라도 모을 수 있는거냐.

언젠가 00년 여름쯤일꺼다. 中国 서안(西安)에서 낙양(洛阳)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상당히 가슴 뭉클한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어느 작은 역에 기차가 잠시 정차를 했을 때, 밖에서부터 기차의 창문을 통해 진입하는 어느 부부가 있었는데, 각자 등에는 사과를 푸대자루에 넣고 한보따리씩 메고 있었다. 근데, 아내는 기차 창틀을 뛰어넘다 긁혀서 다리를 베어 찢어져 피를 꽤나 많이 흘렸는데,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苹果, 两块钱四个! (사과, 2元에 4개!)"를 외치더라. 과일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정확한 물가 계산은 되지 않으나, 사과 네개에 당시 환율로 우리돈 200원 정도면 상당히 싸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의 상처도, 그리고 팔고 있는 사과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8월 푹푹찌던 한여름에 선풍기 하나 없던 硬座 기차(딱딱한 의자의 기차) 안에서였다.

역무원이 불법으로 잠입한 상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순간적인 반응으로 그들은 승객을 위장해 아무 빈자리에 엉덩이 반에 반만을 걸친 채 딴 곳으로 봐라보는 척을 하고 있었다. 아낙의 상처는 아랑곳 없이 피가 흘리고 있고... 다음 정차역이 다가온다는 방송과 함께 남편과 부인은 재빠르게 일어서며 더욱 더 큰 소리로 사과를 팔았다. "苹果, 一块钱四个! (사과, 1元에 4개!)" 그러더니, 몇몇 승객들이 이제서야 관심을 가진다. 시간이 지나면 더 싸게 팔 줄이나 알고 있었다는 듯. 심지어 승객들 中 몇몇은 하나 더 끼워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고.

중국의 硬座열차. 저 창문 틈으로 사람이 들어왔다고 생각을 해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두시간여에 걸쳐 그들이 번 수익은 RMB 20元 (당시 한율로 우리돈 2000원)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현재의 환율로 계산하면 2500원이 약간 넘는다. 피를 흘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그 단돈 몇푼을 벌기 위해 찢어져라 목청을 올리던 그 부부를 나는 당시 한국에 돌아가서도, 그리고 다시 중국에 와서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남들과 경쟁을 하고 학위를 위해 투자를 한다. 배우지 못하면 사회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서바이벌 규칙에 피와 땀을 쏟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사건들은 결국 '돈'과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그 '돈'을 위해 이런저런 사건을 만드는 이들은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그래선 안된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이... 더욱이 배운 사람들이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은밀한 짓거리를 더욱 더 잘 한다는 점이다.

아마, 그 부부는 몇푼 안되는 돈으로 별거 아닌 먹거리를 사들고 귀가해, 가족들과 웃으면서 끼니를 해결할 것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아내의 상처를 보살피며 다음부턴 조심하라고 당부할 것이다. 몇푼을 벌든지, 떳떳하게 벌자. 당신들이 가식적인 웃음으로 뒷꽁무니로 돈을 챙기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피눈물을 플리며 生死의 기로에 있게 될지도 모를 것이다.

뭐, 물론 이게 자본주의잖아, 라고 말하면 망구땡일지는 몰라도.-_-;;;

원문 포스트 : 2006/03/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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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07.2.9 18:56


이 이야기를 학부때 중국어 회화 말하기 시험때 한번 써먹은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이과 나와의 인연'이라는 주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용이 암울해서 그런진 몰라도 중국 명문대 출신인 그 선생이 말하길, 자기는 중국에서 30여년을 살았지만 한번도 적이 없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그렇다, 겪어보지 않고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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