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장농면허인 내가 면허갱신 적성검사를 재수해서 통과하다.-_-;

우리팬 2009. 2. 28.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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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갱신을 해야한다는걸 통보받은 것은 작년 8월 즈음. 9월부터 정신없었기 때문에 일단 유통기한(?)을 보니 09년 2월 말까지길래, 1월에나 가면 되겠다 싶어서 일단 미뤄뒀고, 1월말에 되어서야 가게 되었다. 때는 역시나 계획했던대로 1월 말, 비도 주룩주룩 오는 어둡고, 쌀쌀한 날씨에, 일단 집에서 가장 가까운 '남부 운전면허 시험장'으로 향했고, 집근처에서는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경성대 하차, 환승해서 가야만 했다.

졸지에 처음 가본 韓군의 출신교, 동명대학교 정문. 참... 황량했다.

일단 첫번째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 경성대에서 환승할 버스를 기다리는데, 용호동 방향으로 가는 차는 어지간하면 다 거치는 줄은 알았건만, 그래도 처음 가보는 곳인지라, 아예 노선표에 '면허 시험장'이 찍힌 155번을 탔다. 헐. 안 가던데요.-_-+ 졸지에 난생 처음으로 동명대학교까지 가게 되었고, 비오는 날씨에 어찌 헤맬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야 동명대학교 정문에서 택시 승차, 헐~ 로타리 코너만 도니 바로 도착.-_- 눈물을 머금고 기본요금 내고 내렸다. 문제는... 그래도 남부 면허시험장에서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 출신인 내가... 어찌 이런 일이. ㅠ.ㅠ 동행했던 붕어언니야에서 개쪽.-_-; (그래도 나는 필기시험은 북부 면허시험장에서 땄고, 실기는 운전학원에서-_-v)

압, 만원짜리 증명사진관 저기 보이는군.-_-;

증명사진이 없었음으로 일단 입구쪽에 바로 보이는 사진관으로 갔고, 사진을 찍었는데... 비쌀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만원'은 좀 그렇더라고. 하지만 급한 마음에 일단 찍고 드디어 룰루랄라 시험장 본관으로 향하는데... 그 안에 있는 증명사진은 5천원이던걸?-_-; 그래도 옆에서 '잘 나왔으니 됐다'라는 붕어언니야의 위로는 있었지만, 사실 증명사진은 물론, 사진조차 꺼려하는 내가, 신분증 사진에 무슨 신경을 쓰겠슴까. 주민등록증 사진은 지하철 즉석사진에서 후다닥 찍은건데.-_-+ (두세번 이용한 지하철 즉석사진... 여전히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몰라 뻥쪄있는 모습-_-+)

남부 면허시험장 본관 건물.

안내 카운터가 보이길래 일단 물어볼려고 했는데, 그래도 친절하게 안내 프린트물이 있더라고. 적성검사 신청하는 절차, 분실하는 절차. 나는 두개 다 해당되었던 몸인지라-_-; 우째 두개 같이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역시, 나 같은 사람들이 꽤나 있는 모양이었다. 접수후에 받는 종이쪼가리에 '분실적검'이라는 항목도 있더라고. 실제로 이렇게 적성검사 기간과 분실신청을 동시에 하게되면 돈을 아낄 수 있다. (물론, 평소에 운전면허증이 필요없는 장농면허에 해당 하겠지만.-_-+) 재쑤~라고 간만에 운 좀 생기려니 싶었지만 문제는 또 다음부터.-_-;

평일 오후에도 적지않게 사람들이 많더니만.

적성검사를 할려면 일단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본관에서 다른 민원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가 만만치 않으므로, 일단 신체검사 받기전에 본관에서 번호표를 뽑아두는 것이 좋다. 신체검사는 실제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나야 붕어언니야가 번호표를 뽑느랴 열심히 뛰어다녔고-_- 나는 신체검사에 집중을 했는데... 신청서 작성하고, 5천원 검사비 내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근 10년만에 받아보는 시력검사-_- 어찌나 떨리던지, 이거 원 보이는 것도 다르게 말해버리고, 더욱이나 날씨 때문인지 어찌나 어둡게 보이는지... 게다가 숫자는 우째 보이는데... 생선이니 강아지 따위의 그림은 또 왜 물어보는거야.-_-+ "그림이 안 보이는거에요,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는거에요?" 라는 필살기 한방에 난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_-; 눈 나쁜 사람한테 그렇게 몰아부치시면 되남요. ㅠ.ㅠ 게다가 끼고있던 안경도 10년전에 맞춘 시력으로 된 것이었고, 평소에 안경을 끼고 다니지 않는 버릇 때문인지 시력도 더 나빠져 있었는지 제대로 보일턱이 있나. (사실 책 볼때와 컴퓨터 앞에서외엔 안경을 끼지 않으니.-_-+) 결국엔 시험관 의사샘까지 동원, (신체검사 작성까지 도와주는 여유를 부리시던) 그 곳에 비치된 왠 안경을 덮어서까지 시도를 해보았으나 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오른쪽 시력과 양쪽 눈 시력은 제대로 측정이 되었지만, 왼쪽 눈 시력이 1종 면허에 부적절했던 것. 그렇다고... 내가 왼쪽눈만 뜨고 운전하는 것도 아니고-_- 다들 별거 아니라는 적성검사에서 이런 취급(?)을 받다보니... 햐~ 싶더라고.

결국엔 다음관문(?)에 진출하지 못하고 "좀 있다가 다시 해보라", 라는 의사샘 말에 20여분을 다시 기다렸다. 그 20분만동안 참 오만 생각이 다 들더니만. 살면서 '눈'때문에, 그러니까 시력때문에 불편했던 일은... 고등학교 책상자리 외엔 거의 없었는디... (구석자리에 앉으면 그 날 칠판 필기는 종쳤었다.-_-;) 아, 하나 더 있군. 대학 신입때 학교 오고가는데 선배한테 인사 안한다고 혼났는데, 걸어다니면서 사람 얼굴을 일일히 확인할 수 없는 일이고-_- 걸음걸이가 빠른 편이라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_-+ 사실 난시가 심하기 때문에 어떤 안경을 끼더라도 교정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안경을 끼지 않은 시력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보일거 다 보이는디... 왜 이러나... 라며 한탄을 하며 답답해 하고 있던 차, 2차 시도를 하게 되었다. 역시나 왼쪽 눈 시력 실격-_-; 운전면허 적성검사가 문제가 아니라, 내 눈이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10여년전 측정된 도수로 맞춰진 안경을 바꾸어야겠다라고 절대적(?) 결심을 한 순간... 의사샘의 필살기 작렬, "아이고, 뒤에 서 있으면서 좀 외우고 있지." -_-;;; 사실 내가 유도리 있는 넘이 아닌건 알지만서도-_-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었슴다. 얼른 시험장을 뛰쳐나가 안경을 새로 맞춰야겠다라고 생각했을 뿐.-_-+ 뭐, 2종 면허라도 할래? 라고 하셨던거 같은디... 그럼 2종면허는 시력이 나빠도 된다는 말인감요? 같은 도로에서 똑같이 운전하는디? 아무리 장농면허지만, 운전을 할 기회가 없었을 뿐, 운전을 안할거는 아니고... 또 1종 딸 때 포토 트럭에 대한 추억이 상큼하기 때문에, 언젠가 1톤 트럭을 몰 그 날이 아쉬워, 듣는체 마는체.

글고보면, 난 운전면허에 관한 문제집은 사본 적이 없다.-_-v

결국엔...재검 쪼가리를 받아 본관으로 향했고, 이왕 온거 분실신청 하고 면허증이나 받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접수를 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졸지에 본관내 전체방송에 내 이름이 불리어졌으니.-_-+ 신청를 받은 아줌마(?) 왈, 적성검사와 분실이 겹치면 한번에 하란다. 그게 싸게 먹힌다고. 돈이 어쩌고를 따질 겨를이 없었다. 누가 모르나...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뭔가 전리품(?)은 챙겨가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단순한 생각에 고마 목소리 깔고 "고마 해주이소." 한마디를 날렸다. (이해 못하는 아줌마의 시선은 아직도 뇌리에 남는구먼.)

면허증은 금방나왔다. 대강 확인 도장만 찍고, 신청서의 사진 스캔만 해서 내보내 주는 듯. 새 면허증을 받아드니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근데 적성검사 마감기간이 몇일 안 남았네?-_-+ 그 이후에 어디로 향했을까? 역시나... 바로 안경을 맞추러 해운대로 향했지비. 새로 알게된 사실인데, 예전에 해운대와 남포동쪽을 경유하던 39번 버스가, 해운대 <-> 용호동으로 되었더니만.

참 많이도 왔다가셨구먼요.

시원한 대구탕이 내 속을 풀어줄련가.-_-;

졸지에 안경을 새로 맞췄다. 렌즈를 주문해서 가격이 만만치 않음에 한탄을 하고-_- 나름 새로 접한 안경점에서의 시력검사 과정에 찬탄을 했다. 정말 편해졌더군.-_-; 역시나 난시가 심해서 교정시력은 제대로 아니 나온단다.-_-+ 나에게 있어 1.0은 꿈의 시력이다.ㅠ.ㅠ 니콘 렌즈라고 강조를 하는 안경점 사장 아저씨의 말을 뒤로 하며 근처 연예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대구탕집에서 저녁 먹고 집으로 귀가. 세상에 운전면허 적성검사에서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냐고요.-_-+ 근데, 무슨 유명인들 왔다갔네 모네 하는 집이라고 꼭 맛집은 아닌 것 같다. 얼마전에 야구선수들이 왔다갔다라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곳 사장님이 여러 야구선수들과 찍은 사진을 걸어놓은 술집을 갔었는데... 입에서 욕 나올 뻔 했다.-_-+ 우야등가, 속풀이 한판하고, 집에 가서 엄니께 보고를 하니,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국가고시 자격증 하나도 제대로 못하나?"-_______-;

몇일 뒤 안경점에 들려 안경을 찾았다. 짠... 티타늄으로 된 배드민턴 라켓이나 테니스 라켓은 써봤어도... 내 얼굴에 티타늄을 걸칠지는 정말 몰랐다.-_-+ 세상이 달라보일려나... 안경을 끼고 해운대에서 양정으로 가는 길에 이래저래 주위를 둘러보는데... 새 교정안경에 세상이 어지럽기만 하더니만.-_-; 그 날 저녁 朴군과 韓군을 만나 운전면허 적성검사 재수, 라는 초유의 사태에 한탄을 하며 술잔을 기울이고-_- (물론, 역시나 인간이하 취급을 당하고-_-) 집으로 귀가. 세상에... 운전면허 필기, 실기, 도로주행 치기 전날에도 이렇게까지는 찝찝하지 않았건만.-_-+ (도로주행때는... 새벽 5시까지 술 퍼다가 자고 아침에 시험을 쳤건만-_-v)

두둥... 재수생의 비장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 용호동 남부 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안경 적응 때문에, 아예 안경을 끼고 집을 나섰고... 이번엔 지하철을 타고 경성대에 가서 버스로 환승해서 갔다. 155번이 지나가자 한번 비웃음 한번 날려주고-_-v 용호동 가는 버스를 탔는데... mp3를 듣고있다가 버스 정류장 하나를 더 건너서 내렸다.-_-+ 뭐지? 이 불길한 징조는...? 버스 한 정거장 가뿐하게 도보로 이동, 용호동쪽은 정말 오래간만에 갔는데... 상당히 많이 발전했더니만. 역시나 고층 아파트의 힘은 위대하다.

또 면허시험장이구나... -_- 일단 신체검사장으로 입장, 기억날랑가라며 검사장 언니야인지 아줌마에게 접근, "안경 새로 맞춰왔어요?" 라며 내 접수증을 바로 꺼집어 내더니만. 지난번보단 사람이 적어 금방 내 차례가 되었는데...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전과 별 다를게 없이 보였는데... 그래도 왼쪽 눈 시력이 제대로 나온 모양이었다.-_-v 말이 제대로지... 적성검사 통과할 수준.-_-;;; 그리고 꿈에 그리던(?) 다음 관문으로 진출, 앉았다 일어섰다 두어번 해주고-_-v (근데, 좀 불편하게 앉았다 일어섰다 하시는 분도 있더군.) 주먹 쥐었다 폈다 한번 해주고 바로 통과. 왜 색맹 검사는 안 했을까나.-_-;;; 이건 시력검사보다 몇배나 더 자신있는건데.-_-;;;

아, 합격으로 인한 감격의 눈물이. ㅠ.ㅠ 참... 눈이 말썽이구먼. '난색' 해야하나?

넹, 전 팔다리가 멀쩡한 대한민국 해군 예비역 병장임네다.-_-v 아, 민방위군.-_-;

룰루랄라 합격통지서 받아들고 다시 본관으로 향했다. 지난번 미리 사둔 영수증필 붙이고... 번호표 뽑고, 자판기 커피 한잔 뽑아들고 밖으로 나가 회심의 담배 한대 피워주고-_-v 내 차례가 되서 접수대를 향했는데... 신청서 뒤에도 뭔가 체크하고 쓰는게 있더니만. 병력 신고서인데... 그냥 문득, 여기에 문제가 되는 사람에게도 면허증을 발급하긴 하나보다 싶었다. 딴건 몰라도... 정신병은 좀.-_-;;;


뭐 이후에야 별거 있겠는가.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했으니... 면허증 찾는 접수증 하나 받아들고, 기다렸더니 10분도 채 되지 않아, 새 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오래간만에 들린 대한민국 관공서, 것도 결창청 소속인 면허시험장에서 재수까지 해가며 적성검사를 통과했다는게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_- 나름 간만에 '긴장감'이란 것도 느껴보고-_- 사람들이 많아 줄 서 있는 식당은 쳐다도 보지 않는데, 사람들 속에서 줄도 서보고-_-+ 사실 따지고보면 가장 충격받았던건 떨어진 시력이었지만서도.ㅠ.ㅠ


새 면허증은 그러니까 이 자격증은 지갑으로 들어가게 되겠지만, 가끔 꺼낼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재수사건은 떠올려지지 않나 싶다. 행여나 나같은 여유만만으로 찾았다가 졸지에 한방맞는 분들이 없길 바라며.-_-+ 그리고 첫날 동행해준 붕어언니야에게도 감사를. (물론 감사의 표시는 대구탕으로-_-v) 다음 면허 갱신기간은 2016년 2월 27일까지다. 그 날이 오나~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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