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서면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야심차게(!) 일식 라면 하는 곳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사실 한국에서 '일식'하는 곳치고 그리 마음에 든 곳을 가본 적이 없었고, (가격대비 만족도) 특히 막상 무슨 라면이네 짬뽕이네... 하면서 만든 것치고 제대로 된 맛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식하면 '고급'스럽다부터가 떠오르게 되니 원.-_-+ 정작 일본에 가서 먹으면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것도 널렸구먼.) 중국집으로 치면... 어디 탕수육이 중국음식인가? 아니다. 중국사람들 탕수육보면 자기네들 음식이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_-; 탕수육보다 맛있는 중국요리... 별로 맛보진 못한 것 같다.-_-; (중국서 장기체류 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들어와서 바로 짜장면이나 탕수육 찾는 것도 우째보면 당삼빤쓰이다.) 하여간, 그래도 본토 음식을 몇번 맛봤다고-_- 내 나름대로는 한국서는 한국 고유의 맛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다가 왠 일식라면.-_-+
땅값 비싼 시내여서 그런지, 혹은 비좁은 일본의 라면가게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우짜등가 상당히 비좁았다. 일본에서야 그 나라 풍토려니... 하고 먹었지만, 으아~ 한국에서 좁은 느낌 나는 식당은 좀 그렇더라고. 우짜등가 이왕 들어온 것, 먹어보자. 근데 이게 왠 일... 가게 안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이 왠 자동판매기였다. 나는 처음에 무슨 음료수 자판기겠지... 싶었더니만, 알고보니 사람에게 주문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먹을 메뉴를 자판기에서 뽑아서 점원에게 건내줘야 하는 것.-_-+ 우리야 일단 성공을 해서 주문까지 했지만, 뒤이어 들어온 손님들은 꽤나 헤매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40대 아줌마, 아저씨들에게 이런건... 기계가 처음 보는 것이라 당황하기 보다는, 밥 한끼 하러 왔다가 이런 식으로 주문하는 것에 좀 더 떨떠름 할터이다. 그래도 평범한 일본의 라면가게처럼, 머리에 두건 쓰고 분주히 움직이며 라면을 건내주는 총각 점원들도 보였고, 바도 있고 뭐, 분위기 티는 좀 났다.
자판기 좋다, 인건비도 아끼고, 공간도 아끼고...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금전의 투명성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님 입장에서는 사람이 만든 음식을 먹으러 돈내고 외식을 하는데, 사람에게 주문하는게 아니라, 종이 쪼가리 한장 뽑아다가 건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불쑥들더라고. 이 무슨 대학 구내식당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도 라면 한그릇에 5천원이 넘는데,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 물론 나보다야 좀 더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우째 더 편하게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제 갈길을 찾아갈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먹는 곳에서도 '인심'이라는 것이 갈수록 멀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둘 中의 하나는 미소라면(みそラーメン), |
둘 中의 하나는 시오라면(塩ラーメン이다. |
이 집은 메뉴의 수도 적었다. 라면 종류 단 3가지와 군만두... 근데, 내가 간 날은 군만두가 안되더군.-_-+ 둘이서 만원짜리 한장에 천원짜리 같이 내며 한끼 먹은 것치곤 왠지... 찜찜했다. 내가 라면을 먹은건지, 자판기에서 나온 종이를 먹은건지. 시도는 좋았지만, 그래도 한끼 식사, 점원 얼굴보며 내 입으로 부탁하는... 그런 맛도 없었으니. 그래서인가... 선불제 계산을 하고 그냥 나가는데도 기분이 찜찜했다. '얼른 먹고 나가쇼~' 하는 느낌이 기분이 더욱 들었으니.
그래, 망구 내 생각이라고 치자. 그래도... 앞으로 그 집은 그리 가지 않을 듯 싶수만.
또 하나, 일본라면 먹을 때 심심치 않게 뿌려먹는 카라시(からし, 고추가루)도 없더니만.-_-+
글고보니, 문제의 자판기 사진을 찍질 못했군.-_-+ 어지간히 얼른 먹고 나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 망구 내 생각이라고 치자. 그래도... 앞으로 그 집은 그리 가지 않을 듯 싶수만.
김치는 알아서 퍼먹으라는 취지는 좋았으나...
글고보니, 문제의 자판기 사진을 찍질 못했군.-_-+ 어지간히 얼른 먹고 나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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