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WBC 중계권이 뭐니 위기니 뭐니 있는 그대로(?) 기사를 흘려보내다가, 결국 예상했던대로(?), 우리나라가 이번 WBC 성적이 좋으니까, 기사를 사설로 만들어버리고 있는 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기사를 안 보고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클릭질을 하지만서도, 대한민국 냄비근성이야 이젠 골통 속 빈 일부 개티즌까지도 다 아는 사실이건만, 그 전체적, 군중적, 순간적 냄비근성에... 슬 낚시거리를 써먹고 재탕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 것은 오직 나 하나 뿐이리라.
우리나라 한경기 한경기 이기면 기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야 누구나다 똑같은 마음이겠지만서도, 그 경기 끝나고 내뱉는 기사 아니 사설같은, 어쩌면 소설, 시나리오 같은 글덩이에, 괜히 눈쌀이 찌푸려진다. 차라리 우리같이 그저 한번 보고 버리던가, 넘겨버리는 일반인들이야 그려러니 하겠지만, 그대들이 한글자 한글자 남기는 글들이 지금 현재 현장에서 땀구슬 흘리는 선수들이 봤을 땐 또 어떤 느낌이겠는가. ('그 경기 졌으면 어쩔뻔 했어?' 정도?????-_-;) 무슨 일이든,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그 결과가 설령 생각치도 않게 실패로 끝났다 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최선을 다했다는 그런 정신을 대변할 수 있는 것 또한 기자들의 몫이 아니겠는가.
우째보면 대한민국의 냄비근성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곳이 기자들이 뿜어내는 글덩이들인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뭐 좀 잘하면 그때부터 범국민적, 애국적 분위기를 앞장서서 만들려고 용을 쓰기도 하는 것 같다. 중요한건 그들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한다. '나쁜 결과'라면 기사의 마지막에 씹어버리든지, 혹은 아예 무관심을 한번 날려줄 뿐이고.
오래갈 수 있는 훈훈한 기사가 아니라면, 그냥 제발 기사만 써라. 제발 소설이나 사설과 같이 그대들 마음대로 형용사나 부사 집어넣고 분위기 좀 부추기지 말라. 이제는 우리나라 띄우는 기사만 봐도, 내가 그 다음 경기가 불안할만큼의 징크스가 생긴 것 같다.-_-; (내가 응원하는 경기는 항상 진다는 엄니 말씀도 있지만-_- 기자들이 으샤으샤 띄우는 기사 뒤에 자주 깨지더라고.-_-; 가까운 예로 지난번 일본한테 콜드패 당하기 전에 딱 그러지 않았나?-_-+ 분위기는 일본 킬러 김광현이 완전 일본 잡아먹을 듯했지비.)
난 단지 우리나라 선수들이 물도 다른 외국땅에서 선전을 하고, 열심히 해주는 모습에 고마울 따름이다. 하긴... 어디 야구뿐이겠는가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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