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오래간만에 찾은 게임방.

우리팬 2009. 5. 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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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겜방을 찾았는지 좀처럼 기억나질 않는다. 원래 내 컴터외의 컴터를 만지는 것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기도 하지만, 한동안은 겜방을 찾은 일이 전혀 없었다. 뭐, 그래도 작년초쯤에는 몇몇이서 어울려 겜 한답시고 겜방을 찾은 것 같기는 한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다. 아, 여기는 겜방이구나. 대한민국에 널리고 널린게 겜방이라고 하는데... 사실 컴터를 달고 사는 나 역시도 어지간하면 겜방을 찾은 일이 없다. 아니, 다시 말해 '게임'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10번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흠. 10번은 좀 심했다. 15번 정도로 해두자.)

언젠가 군대에서 첫휴가를 나왔더니 내 컴터로 PC통신에 접속할 수 없었다. 군에 입대하고 내 방 컴터를 딴곳으로 옮겼는데, 그 곳에는 전화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첫휴가 나온 군바리는 정신없이 휴가날을 까먹는다고 하더니만, 사람을 만날려면 날이 저무는 저녁이 되어야 했었고, 휴학생 신분으로 학교를 찾자니... 거리가 너무 멀었다.-_-; (학교다닐 때도 학교에 가는걸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군바리라고 또 올라가겠는가.-_-+ 누가 반겨줄 지 기약도 없을터인데.)

그런데 동생으로 하여금 '슬기방'이라 불리는 곳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뭐, 시간당 2,000원이면 컴터를 한시간 쓸 수 있덴다. 인터넷 중독이나~ 그보다 몇년전의 PC통신 중독이나 사실 별반 차이없다. 그래도 그 당시엔 지금의 인터넷보다는 활용범위가 좁았기 때문에, 일단 접속을 하는 목적은 동호회 사람들의 안부를 앎과 동시에 내 안부를 알리는 일이 급선무였다. (뭐, 대낮의 휴가나온 군바리의 고독은 그 누가 알아주겠는가.-_-;;;) 그래서 집근처의 K대로 향했다. 정확한 위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암튼 정문에서 그리 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의 돈 아까움이란.... -_-;;; 무슨 이유에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하이텔에 접속만 하는데 30분을 잡아먹었다. 그래도 좋았다. 얼마만에 만져본 키보드의 감각이더냐.

대학 복학을 했더니, 학교 앞에 일명 PC방이라는 곳이 만만치 않게 들어서고 있었다. 분명 예전에는 지인들과 한잔하고 나면 노래방 가는 것이 당연한 코스였는데... 왠걸, 다들 PC방으로 향했다. 한두시간 컴터 앞에서 스타를 하고 술도 좀 깨고, 또 시간 좀 난다 싶으면 1차를 더 해도 될 것 같았지만... 이 인간들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예 거기서 꼬박 밤을 새는 것이었다. 졸업을 앞둔 영감들이나, 이제 갓 입학한 후배는 물론이고, 여자 후배들까지 끼어있었다. 이럴 줄 알았음... 나도 군대 말년에 스타 좀 배우고 왔지.-_-;

스타는 정말 사람 진을 빼는 게임이었다. 물론 친한 지인들과 같이 웃고 즐기며 게임만 즐기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그래도 사람vs사람의 승패를 정하는 게임이기에,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도 있다. 누가 지는걸 좋아하겠누... -_-; 나의 스타 실력은 정말 개판이었다. 단축키 누르는거야 별 문제가 없었지만, 마우스만큼은 빨리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마우스는 대학졸업할 때 즈음에, 인터넷 고스톱을 신나게 하면서 친해진 것 같다.-_-v)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컴터를 사용해 가장 이색적이고 충격적이었던 것이 바로 '화상채팅'이었다. 어떻게 사람과 사람이 컴터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지? 당시엔 정말 만화영화나 SF영화 혹은 영화속의 갑바들이 하던 화상통화를 컴터를 통해 내가 다 할 수 있게 되었구나.... 라면서 무지하게 신기해 했다. 사이트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암튼 나도 당시 같이 갔던 후배들 옆에서 화상채팅을 시도했다. 헐... 근데, 복학생 주제에 내 머리는 샛노란 염색을 하고 있었고, 어느 채팅방에 들어가자마자 '양아치다~' 하면서 다들 퇴장을 해버렸다.-_-; 그 날 이후 올해 3월까지 난 화상채팅과는 완전히 담을 쌓고 살았었다. (아, 소심한 A형~)

나는 군제대를 하고부턴 컴퓨터와 거의 떨어진 적이 없었다. 어학연수를 갈 때도 다행히 노트북이 있었고, 장기유학을 할 때 역시 없는 돈 쪼개어 조립식 컴터를 사서 썼다. 유학 중에도... 그다지 겜방은 갈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같이 갈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또 겜방이다. 이래저래 따져보면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도 분명 술 한잔하는 것보다는 낫을터인데... 다음날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그 멍~함은, 정신없이 술먹고 일어난 아침보다 더 허무했다. 게임은 좋아하지만, 겜방은 정말 질색이게 될 수 밖에. (흡연자는 음주 하는동안에 담배를 많이 필까, 겜방에 있는 동안에 담배를 많이 필까?)

이후부턴 겜방 출입이 거의 없었다. 대학 졸업을 하고 학교앞에서 겜방 사장을 하는 동기넘 만난다고 두세번 찾아간 적이 있었고, 또 부득이하게 한시간 이상 사람을 기다릴 때 이용하곤 했다. 아, 작년에 스포한다고 두어번 간 적은 있구먼. 사실 이 때는 정말 가기 싫었다. CS(일명 카스)야 왠만큼 하는 척이라도 하는데, 아무리 비슷한 게임이라도 뭐가 이리 틀린지.-_- 이때의 충격으로 이제껏 사람vs사람으로 하는 게임과는 멀어진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정말 오래간만에 겜방을 찾았다. 위치도 친구넘 집 바로 앞에 있는 겜방이다. 여기 한번 온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오래간만이라고 음료수 하나에 재떨이 하나받고 자연스레 들어가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_- 거 왜... 비회원이 받아야하는 카드는 왜 안 줬지? 뭐... 나를 회원카드 있는걸로 알았겠지비 하여간 다시 받으러 카운터로 가는 내 발걸음은 쪽팔에, 뻘쭘가득이었다. 컴터를 부팅하고 할당번호를 입력하자 여전히 IE6이 깔려있는 컴터에, 이런저런 메신저들이 자동실행을 했다. IE6 쓰기엔 좀 찝찝해서 구글 크롬을 깔려고 했는데 왠 경고창이 뜬다. nProtect는 웹사이트에서 보안때문에 깔아야 하는 ActiveX 아닌감. 살포시 시스템 트레이로 마우스 커서를 옮겨봤더니 '바이러스 패턴'과 '스파이웨어 패턴' 최종 업뎃 날짜가 뜬다. 이런 것도 다 있군.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V3 Lite는 또 뭥미?-_-;

근데 이 집이 시간당 1,000원인가보다. 예전에 왔을 때는 분명 500원이었는데.-_-;;;

뭐하지? 스타를 할려고 해도 재미가 없을 것 같고, 만만한 인터넷 고스톱을 할려고 해도 아이디 해지를 한지 옛날이다. 컴터 안에 깔려있는 겜들을 뒤져봐도 도저히 지금할만한 겜이 없구먼.-_-+ 하여간... 그래도 오늘 겜방 온 덕분에, IE로 내 블로그를 방문했을 때 구글 애드센스 두개가 보기싫게 세로로 정렬된 사실이 유일한 수확이라면 수확인 것 같다. 


우짜겠슴까... html 고칠 실력도 없거니와 비IE에선 제대로 출력됩니다요... 아님 광고제거 해주는 IEtoy나 IE7pro를 권해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요.

행... 이 컴터 그래도 듀얼 코어넹. 내 컴보다 CPU는 낫다. Geforce 9500이네.... 내 컴보다 낫다.-_-;;;

분명 퇴근전인데.... 적당히 나이 먹은 아저씨들도 많넹....

<덧> 17:59

이제 곧 나간다. 겜방 요금은 1600원을 표시하고 있다. 한시간을 넘게 있었다는 말인데, 뭘 한게 없넹.-_-; 기사를 몇개 봤는데, PC방과 같은 공공기간에 깔린 IE8을 사용할 때 개인정보 유출에 주의를 하란다. 차라리... 시크리트 모드던가? 프라이버시 모드던가... 하여간, 그 모드 띄워놓고 쓰이소~ 라고 종이 쪼가리 하나 붙여놓으면 해결될 일을.-_-+ 나도 지금 웹서핑하면서 구글 크롬의 시크릿창 띄워놓고 사용했다. (내 개인정보야 돈도 되도 안 하지만, 그래도 찜찜해서리.-_-;;;)

하여간 오래간만에 겜방 방문해서 이런저런 겜 사운드 소리에 또 멍~해져서 나간다.-_-+ 저녁 먹으러 ㄱㄱ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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