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옛날 일 뒤적거리기.

우리팬 2015. 10. 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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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라, 뒤는 돌아보지 말라... 라는 식상한 명언식 문구를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아니한다. 뭔가 한가지에 집중을 했을 때나 사용하는 말이거나, 혹은 이미 지나가버린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훌훌털어버려 새로운 앞날을 위해 정진하라, 라면 또 모르겠지만... 왠지 그 '만(!)'이라는 조사가 꽤나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만'을 '도'로 고치면 안될까나. 흠흠.

   

올 여름에 잠시 한국에 들어갔을 때, 예전 모교 주변을 잠시나마 어슬렁거렸는데, (그래봤자 단골 식당 찾는다고 조그나만 경차로 골목길을 배회하고 있었지비.) 그러다가 우연찮게(?) 혹은 우짜다가... 예전에 군제대 후 2년 정도 살았던 자취집을 지나치게 되었다. 군입대 전후로 해서 두 집에서 자취를 했었는데, 사실 첫번째 집보다는 두번째 집이 좀 더 기억에 남는다. 많은 이들이 오고갔으며,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학창시절 (중국에서의 유학까지 포함) 동안에 산 집 중에서, 가장 '사람이 살만한 집'이었던 것 같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좋든, 싫든...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는 틀림이 없는데, 당시에는 메모나 혹은 자그나만 일기형식의 낙서조차도 남기지 않았던 시기인지라... 어렴풋한 기억만 있을 뿐이지, 그 당시에 과연 나 자신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어떤 정신머리로 하루하루를 버텼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남이 나에게 보여진 모습은 그래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데, 정작 자신의 모습은 갈수록 희미해져만 가니... 이 역시도 조금은 서글픈 생리현상(?)이 아닐까도 싶다.

   

   

그래, 먹는게 남는거다. 그래도 당시 이 5,000원짜리 내장탕 한그릇에, 내리락/오르락하며 연구실에서 날밤까던 그 시기가 힘겨웠지만 나름 뿌듯했다? 아니, 대견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돈없을 땐 도시락집에서 산 2,200원짜리 치킨마요로 버틸 때도 있었는데, 이거 두개보다... 이 한그릇이 훨씬 더 든든하더라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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