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소시적 추억 아니, '머물렀던' 공간을 지나치며.

우리팬 2022. 5. 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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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어릴 적 동네동네를 누비고 다녔던 그 '공간'이라는 곳이 있다. 좋았던 혹은 기억하기 싫었던지 간에 내 인생의 일정기간을 보냈던 그 공간적 '환경'이라는 곳을, 꽤나 기나긴 시간이 세월이 흐른 후에 방문했을 때의 '짜릿한' 느낌? 혹은 무덤덤하게 그랬었지... 라고 생각되는, 그 곳을 나도 얼마전에 지나쳤었다. 것도 나 혼자가 아닌, 내가 만든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말이다. (물론 그들은 그닥 관심이 없는 경험이었겠지만.-_-) 

많이 변해있었고, 또 변하지 않은 곳이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릴 적 우리 가족이 살았던 곳은 그나마 다행히(?)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것에 신기하기도 하고 또 안도도 되었다. 기억은 가물가물해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고, 뭐가 좋았고, 나빴고... 하는 것들은 떠올려지지가 않았지만, 그냥 단순히... 아직 그대로구나... 하는 뭐랄까, 신기함? 그리고 재미남... 그래도 그런 마음으로 이 길을 걸었던 것 같다.

그래, 나는 이 곳에서 4살때부터 9살때까지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까지는 적어도 동네 형아들이나 친구들이 있었고, 그 형아들/친구들과 함께 비오는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도 하고, 구슬치기도 했고... 또 야구도 하고 그렇게 평범한 아이들처럼 놀았었다. (다망구, 진돌... 얼음땡, 뭐 있잖아, 다들 놀았던 그런 놀이들) 그리고 종종 한밤중에 정전이 되는 날이면, 집에 있는 손전등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 또 만나는 동네친구나 형아들과 함께 신나게 그 정전된 시간들을 재미있어하며 우리들끼리의 놀이도 하고 그랬었다. 내가 이떄의 기억이 그나마 남아있는 이유는, 여길 떠나서 다른 곳으로 옮겨간 곳에서는, 이런 경험들을 할 여건이 되지않았었다. 동네친구들이 있을리 만무했고, 또 12살? 그때부터는 컴터에 빠져서 바깥에서 노는 것보다는 오히려 친구들을 집에 불러다가 이런저런 게임이나 하면서 놀았었다. 그래, 그때 그랬었다.

6살 때 1년 다녔던 유치원은 뭐, 원래 알고있었지만, 사라졌고... 대신 다른 유치원이 건물을 짓고 그 자리를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아직도 내가 다녔던 유치원의 이름이 기억하고 있는 것도 신기하긴 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그 어찌 잊을 수 있겠소~라는 생각. 그 유치원의 이름은 무려~ 새싹유치원.ㅋ 기억은 나질 않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온 시간들 中에서 나름 재미나고 신나게 보냈던 1년이었던 것 같다. 내가 아무리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때는 무대에도 서보고, 율동도 했었고... 또 당시에도 좋아해서 졸졸 따라다녔던 여자아이도 있었다.ㅎ (기억나는건 그 아이는 오빠가 있었고, 여동생이 있었고, 그 오빠라는 양반이 나를 상당히 싫어했었다.-_-) 

아, 그리고 지금은 '종교'라고 하면 질색을 하지만, 그래도 나 역시 종교활동을 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동네형들을 따라가서 뭐라뭐라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을 하시는 신부님의 미사에도 참석을 했던 적도 있었고, 거기에서 주는 점심이나 간식거리를 먹었고, 또 폴라포? 하나 더 먹을려고 일부로 빨리 먹어치우고, 다시 모른체 줄섰던 그런 아련한 기억도 남아있다. 그리고 계속 여길 다닐려면 무슨 책을 사야했는데, 당시 그 책 한권 살 형편이 되지않아, 책이 없이 다니기엔 너무 쪽팔려서 결국엔 이 곳에 다닐 수 없었던, 그런 씁쓸한 기억도 있다.

대학때까지도 근처 경성대에서 한잔하고 친구넘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걸어서 지나치곤 했던 곳들이지만, 그 이후로 20여년만에 찾으니 별에 별 생각/기억이 다 난 그런 날이었다. 지나간 과거는 좋았던/나빴던 그냥 흘러버리라고 조언을 주신 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간 살았던 일부분이기에, 이렇게 몇글자 낙서 좀 남겨놓고... 흘러버리려 한다.

그래, 재밌었다! 소시적 그 인연들... 어디서든 잘 살고 있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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