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Language

중국과 한국의 고사성어 학습.

우리팬 2006. 10. 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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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판으로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90년에 구입했을터이다.

한자 문화권인 한국과 중국에는 고사성어(故事成语), 혹은 사자성어(四字成语)라고 불리우는 한자의 집약적 농축 단어가 있다. 그냥 말로만 붙여 만들었다기보다는 옛 이야기, 혹은 여러 문헌에서 나온 말들이 대부분인데,  한국에서 사용하는 중국의 고사성어는 약 270개 정도라 한다. 사실 밀접한 관계, 그리고 비슷한 문화권의 나라이기에 쉽게 유입된 이유도 있으며, 또한 한국에서 쓰는 속담이 그대로 중국의 사자성어로 있는 경우도 있더라고. 물론, 중국에서는 谚语라는 우리나라의 속담과 비슷한 말이 있기도 하다. 예를들어 굉장히 많이 쓰는 것 中의 하나인 一人做事一人当. (본인의 일은 스스로 책임진다.) 정도.

우야등가, 개인적으로 소시적부터 중국의 고대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또 여러 무협물-_-을 접하면서 쉽게 다가갈 수도 있었는데, 90년 정도쯤해서, (혹은 89년일지도 모르지만) 위의 '만화로 배우는 고사성어'라는 책을 구입했었고, 당시 꽤나 진지하게 (심지어 국영수보다 더 중요시했다는...-_-) 읽었었다. 여러 중국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 이야기에 해당하는 고사성어가 아무래도 만화로 그려져 있다보니 쉽게 머릿속에 들어왔었고, 또 술술 읽혀지는 재미도 만만치 않았다. 이후, 대학에 입학을 하고 중국어를 접하고나서 고급 중국어를 구사할려면 많은 사자성어를 해야한다, 라는 말을 듣곤 소시적 기억을 떠올리며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여러번 써먹어봤는데, 현대 중국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고사성어도 더러 있더라고. 예를 들어, '새옹지마(赛翁之马)'라는 단어를 써본 적이 있는데, 못 알아듣더라고.-_-

만화로 배우는 고사성어의 내부내용.

중국의 사자성어는 정말 허벌나게 많다. 사전까지 잘 편찬되어 있을 정도로 굉장히 어휘가 풍부한데, 초등교육때부터 주입식으로  교육을 받아서인지,  내가 얼핏 들은 중국의 사자성어를 말해도 다들 알아먹더라고. 근데, 어원까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더라고. 내가 말하는 그 '이'라는 사람은 일반 중국인을 말한다.

이전에 블로그 서핑을 하다가, 어릴 적부터 한자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아, 굉장한 수준의 한자실력을 가진 이를 본 적이 있는데, 얼마나 부럽든지-_-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한자교육이 이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개중에는 집안의 영향, 혹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꾸준히 한자를 공부하는 이들이 있다. 반대로, 소시적의 한자에 대한 접속이 적고, 또 고등학교때까지 한문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로 바로 중국어의 간체를 '한자'로 인지하고 중국에서 유학을 하는 이들도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자는 중국에서 기원한 것이라지만, 우리 역시 그 한자를 사용한 기간이 짧지 않거니와, 또한 우리의 선조 中에 여러 문학자나, 중국 대륙에서 관직에 있었던 사람들의 문학적 지위나, 중국인들로부터의 인정이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우리식의, 우리만의 한자교육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중국 유학생들은 갈수록 늘어날터이고, 이제는 그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정착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유학생들이 과연 우리 한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우려감은 여러 한문학자들이 이미 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학부까지는 한국에서의 교육을 받고, 또 4년간의 중국에서의 교육을 받았지만 이전에 내 머릿속에 있었던 여러 우리식 한자에 관한 것들이 많이 사리진 듯 싶더라고.

우리가 우리 것을 지키고 싶다면, 이전의 것을 계승하는 과정도 중요할터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언제 그딴거 신경 쓰고 사느냐고 뒷켠에 내버려 둔다면, 또 중국이라는 나라는 자기네들 것이라고 싸잡아 시비를 걸어올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시작되었다. 국산에 대한 강한 신뢰감은 우리 민족의 특성이라는 생각, 나만 하는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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