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Language

"현님, 생일 축가해요." 그리고 한글.

우리팬 2006. 10. 11. 05:44
반응형
3일전이 생일이었다. 흠... 별거 없었다, 술자리를 만들려고 하니 이미 만날 수 있는 넘들에게 이래저래 귀국주를 얻어마셨고, 또 새로이 자리를 만들려고 하니 추석 연휴 마지막날이었던지라... 그냥 조용히 집에서 요양했다.-_-;;; 요양하면서 인터넷상으로나마-_- 나의 생일을 잊지 않은 이들에게 몇통의 메일을 받았는데, 뭐 몇통 안되었지만 전날 숙취로 겔겔거리던 나에게는 자그나만 기쁨이 되더라고.-_-v

그 中 하나...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전에 나에게 한국어를 배웠고, 또 나로 하여금 江西省 여행을 하게 도와준 중국인 吴군의 축하메일 받고 엄청 웃었다. 언젠가부턴 나에게 老师라는 호칭보다는 '형님'으로 부르기 시작했는데, 막상 쓰다 아니, 타자를 할 때에는 '현님'이라 썼더라. 게다가 '축하'라는 단어 역시도 '축가'... 라고 했으니-_- 이 넘 2년 뒤에 한국에 유학올 넘 맞나... 싶더라고.-_-+

근데, 조금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뭐 영어에도 어느 일정부분 들어가 있는 것이겠지만, 문자의 발음과 실제 발음할 때 차이가 생기는 한글의 특수성이다. '축하'와 같은 경우에는 대게 [추카]로 발음 되어지며, 연음내지 이런저런 규칙에 의해 실제 문자의 발음과 다르게 발음되어지는 단어가 꽤나 있다는 점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나 싶다. 오늘 저녁 '상상 플러스'가 한글날 기념을 축하하며 시작을 하던데,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 라는 말에 나 역시도 동의하고 싶지만, 그건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우리들이나  한국어를 제대로 배운 언어연구자, 혹은 전공자에 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언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용하는 모국어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하고, 반대로 언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상대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지 않나 싶은데, 중국인에게 한국어는 꽤나 배우기 껄꺼러운 언어이다, 라는 것... 사소한 예로 어떻게 한국인들은 각 지방의 사투리를 다 알아듣고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 역시도 그냥 나온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중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그나마 유용한 것이 한국어 어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자어 수업시에 일일히 한자로 알려주는 것은 굉장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사실 저 친구는 '형님'이나 '축하'라는 말을 몰라서 틀린 것이 아니다.-_- 제대로 수업을 받았고, 또한 학기가 마친 후에도 따로 책을 사서 독학을 하였으며, 발음이야 여전히 문제가 있다하지만 읽고, 쓰고에 관해서는 초급이상의 실력이 있다는 것이 내 망구 생각이다.-_-+ 근데 왜 틀렸을까. 바로 한국어 입력 문제가 있다. (이것도 따져보면 동북공정관 약간은 연계된 문제지만 중국에서는 한국어 입력시 '朝鲜语'를 골라서 입력한다.-_-+) 왜냐... 한국어 입력시 우리는 2벌식 내지 3벌식 타자법으로 입력을 하는데, 아무래도 대다수가 2벌식을 사용하다보니 중국을 비롯 다른 나라에서도 2벌식을 더 많이 쓸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각 자모의 키보드 위치가 키보드에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ㄱ은 r에 있고 ㅏ는 k에 있고... 뭐 이런식의 키보드 그림을 보고 힘겹게 입력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러한 우리가 편리하다고 생각되는 타자 입력법도 결국엔 이미 익숙해진 한국인들에게만 편리한 것이지, 대게 영문 입력방법을 쓰는 중국인이나, 혹은 일본인들에게는 꽤나 어려운 문제라고. (물론 중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영문 입력법외에 다른 방법으로 자기네들의 언어를 입력하는 방법이 있기는 있다.)

우리가 편하다고, 아니 우리가 생각해도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한국어, 한글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그것을 막상 외국인에게 가르쳐주다보면 상당한 벽에 이르게 되는 점... (원래 그렇다, 라는 책임없는 설명보다는 과학적으로 설명해야지 그래도 명분이 살지 않겠는가.) 그래서 상대방이 사용하는 모국어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점. 이게 요즘 자주 나에게 쪽지가 오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첫번째 다짐사항이 아닌가 싶다. (요즘 중국에 한국어 가르치러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늘었나?-_-;;;)


몇몇 이전의 학생들이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세종대왕 덕분이다.-_- 한국의 기념일을 설명하면서 내 생일은 '한글날 이브'라고 자랑을 했었걸랑.-_-v

아, 답장 안 써줬다.-_- 지금이라도... 흠흠. 뭐 물론... 중국어로 쓴다. T.T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