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우리팬 2010. 1. 1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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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동성이든, 이성이든지간에... 내가 좋아한다, 라는 생각이 들면 당연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터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어느 날 하루 생각치도 않게 후배넘 전화를 받고 나가 그 후배넘이 무슨 문제가 있네... 하면서 솔직담백한 얘기를 하면 나도 모르게 진지하게 얘기를 듣게되며 또한 '나에게 이런 얘기도 하는구나...'라며 그런 얘기까지 하는 그 후배의 하소연을 '믿음'으로까지 승화시켜버린다. 뭐, 당연히 얇은 지갑에서 살포시 만원짜리 몇장을 꺼내 술값을 내게되고... 그러면서 후배에게는 '괜찮을꺼야.'라고 말은 해주지만, 사실 그러는 동안 '내일부터 또 얼마나 굶어야 하는가...' -_-; 부터 걱정을 하게 된다. 없는 살림에 꼴에 선배랍시고 술값을 내긴 하지만, 그래도 내 능력 이상의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내 앞의 상대방을 위해 무언가를 해준 것이다. 아니, 술값 뿐만이 아니라 남들에겐 그닥 중요하지 않은, 내 시간까지 내준 것이다.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적어도 '누군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대인 관계 뿐만 아니라, 이성 관계라면 더더욱 골이 아프다. 눈에 콩깍지가 분명 씌였을 법한데... 언제나 궁핍한 지갑내지, 혹은 당췌 이 사람에겐 무엇을 해줘야 호감을 얻을 수 있느냐...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며, 그럼으로 인해서 내가 할 수 없는 범위내에서의 일들까지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계산적인 넘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계산은 할 수 있는 넘일터인데... 우째 이성 문제에 있어서 오버를 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오버를 자제할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천하의 카사노바가 아니겠는가. 아니, 카사노바라 함은 그런 오버도 필요없이 적당히 상대방의 그릇에 맞춰 호감을 이끌어 낼지도 모르겠지. 나는 보통사람이다. 고로, 나는 결국 오버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해주고 싶어 하게된다. 하지만 그 범위가 맞아떨어진 사람이 이제까지 없었기에 지금 이 모양인지도 모르겠고.-_-;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거나, 혹은 명품으로 눈을 가리는 일은 이제까지도 또 앞으로도 할 재간이나 용기가 없을 듯 싶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럼으로 인해 상대가 부담을 가지지 않는 것이라면 당연 서로 윈윈전략이 아니던가. 아니 어쩌면 나의 오버스러움을 부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야 말로 내가 상대를 할 가치가 없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비. 결국 서로를 알려면 직접 겪는 수 밖에 없다. 절대 상상하지 말라, 그러다보면 그러한 상상은 망상으로 이어질지어이니.

괜한 착각에 빠져 지낼 필요도 없다. 내가 이 정도하면 이렇게 따라오겠지... 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면, 그러한 착각의 정도가 커진만큼 돌아오는 실망감도 더 커지게 될지 모른다. 너무 솔직한 것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굳이 믿음을 줘야, 그리고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가식으로 포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느 관계든, 깨놓고 말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은 참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그런 각고의 시간을 거친 후에서야,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될지어이니.


오늘 약속이 두개 겹쳐버렸다. 당연히 하나를 깨트릴 수 밖에 없었는데... 그냥 망구 내 생각대로 조금 더 나를 필요로 하는 약속을 선택했다. 밥을 먹었고, 차를 마셨다. 얘기를 듣는내내 속이야 상했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이 또한 사람들의 세상살이 이야기지 않겠는가. 좋은 세상만 본다는 것이 살면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순간 깨달았다. A는 A다, B는 B다... 라는 공식이 어쩌면 보편적인 사람들의 공식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영향을 받는 일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직은 내가 알고 있는 세상보다는, 모르는 세상 그리고 현실이 많이 남아있기에, 나는 상대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산다. 그 얘기를 바탕으로 간접체험을 하는 일만으로도 어쩌면 고마운 일일지도.

잘난 것도 없다. 잘나지도 않았을 뿐더러 가진 것도 없다.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다, 라는 자체에 내 스스로 만족하며 산다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지 않겠는가. 존재 자체만으로 내가 고마워하는 이들이 몇 있다. 나 역시 그러한 존재가 되기 위해선 좀 더 부지런히 살아야 하겠지비.

환경 탓하지 말자. 이왕 이렇게 된 상황이라면... 적어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이 필요한 법이다. 화이팅!~


헹... 앞으로 송정에서 '식사'를 할 일은 없겠다.-_-; 그... 태국 레스토랑도 결국엔 사라져 버렸더마이. 그냥 트럭커피나 하러 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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